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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집까지 그렇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움직이는 무언가에 몸을 맡기기엔 조금은 애매모호한 거리다. 그래서 늘 피곤에 지친 발걸음을 끌고 늦어도 걸어서 퇴근을 한다. 바람한점 불지 않는 저녁시간, 얼마만큼 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아주 오랜만에 8시가 조금 못되어 퇴근을 할 수 있었다. 일찍 퇴근을 한는 것을 어찌 알았는지 거하게 한잔 하자는 친구들의 전화도 살포시 무시해준채 서둘러 집으로 들어갔다. 끈적거리는 몸을 시원한 물로 씻어내고도 싶었지만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게 더 절실했던 설은 욕조가 없는 자신의 작은 원룸을 원망하며 오랜만에 꺼둔 보일러를 켜야 했다. 땀으로 온통 끈적이는 몸이었지만 미지근한 물에 씻어낸 몸은 포송포송한 기분이 들었다. 7~8평남짓한 작은 방, 한쪽을 차지한 베란다를 활짝 열어놓고 선풍기를 틀어놓은채 얇고 까실한 이불속으로 몸을 맡겨버렸다. 찌는듯한 더위가 가득한 바람한점 불지않는 8월인데도 따뜻한 물에 몸을 씻은 후 덮은 이불은 너무나 포근하기만 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안식의 시간, 자신도 모르게 스스르 눈이 감겨오기 시작했다. 틀어놓은 TV소리는 다른 세계의 속삭임 같다. 머리 위에서 뱅글뱅글 돌고 있다. 의식과 몸이 반쯤 떨어졌을 몽롱한 기분에 저절로 웃음이 나오려 하는 순간 전화벨소리가 들여왔다. 분리되어있던 의식이 몸속으로 빠르게 흡수되어버렸다. 전화벨소리로 누군가의 전화인지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기에 설은 망설임없이 이불속에서 꼼지락 거리던 손을 전화기로 뻗었다. - ... 굳이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귓가로 전해져 오는 숨소리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 뭐해? 앞에 편의점이야 더운데 시원한 맥주먹자 - 대답을 할 필요도,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었다. 서로의 전화기로 전해지는 작은 웃음소리는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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